바쁘다는 핑계로 한동안 멀리했던 등산, 그럴 땐 가벼운 차림으로 동네 가까운 곳이라도 오르는걸 추천해요.
예전에 저는 아버지 따라 동네산을 자주 다녔거든요. 함께 도란도란 이야기도 나누고, 초코바도 나눠 먹다보면 친밀감도 높아지죠.
시간 날 때, 잠깐이라도 산책 삼아 후다닥 다녀올 수 있다는 점이 바로 동네산의 매력이에요.
천안시에서 동네산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는 봉서산의 높이는 158m, 등산로를 따라 걸으면 40분도 채 지나지 않아 정상에 도달해요.
그러나 등산 초입부터 빼곡하게 들어선 나무숲이 마음의 위안을 건네주죠.
간간이 나무들 사이로 빼꼼 얼굴을 드리미는 아파트를 보노라면, "참! 여기가 도심이었지?" 새삼 놀라곤 해요.
봉서산 서쪽엔 쌍용동이 자리하고, 북쪽엔 노태산, 남쪽엔 월봉산이 뻗쳐져 있어요. 아파크 밀집 지역과 인접해 있어서 제법 접근성이 좋은 산이죠. 동네 주민들도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산이라고 해요. 그럼 도심 속 숲여행, 떠나볼까요?
봉서산 등산 코스는 세 코스로 나뉘어요. 저희는 백석동 어린이공원과 용화사가 있는 방면에서 걷기를 시작했어요.
그리고 봉서산 1구역과 2구역을 이어주는 봉서산 구름다리부터 등산을 시작했죠.
이 구름다리는 올해 초에 완공이 되었으니 생긴지 그리 오래된 다리는 아니에요.
구름다리가 생기기 전에는 봉서산 1구역과 2구역이 분리되어 있었다고 해요. 산과 산 사이의 연결이 뚝 끊겨버린걸,
길이 54m, 폭 2.5m의 구름다리를 만들면서 길 건너지 않고 건널 수 있게 되었죠.
구름다리를 지나면 바로 정자와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체육시설이 자리하고 있어요.
벤치 너머에는 천안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보이고요. 오히려 봉서산 정상에는 나무에 가려 보이는 풍경이 없는데
이곳 정자는 도심이 한눈에 내려다보여 탁 트인 시야를 선보이더라고요. 이제 살살 올라가 볼까요?
산의 공기는 언제나 상쾌하고 기분이 좋죠. 봉서산은 봉황이 깃들어 살았던 산이라고 해서 봉서산이라고 불렸다는 설이 있고, 또는 산에 비봉귀소형의 명당이 있다고 해서 봉서산이라고 불렸다는 설이 있어요.
여기서 비봉귀소형(飛鳳歸巢形)이란 풍수지리설에서 봉황이 날개를 펼치면서 집으로 돌아오는 형세를 이르는 말이에요. 그만큼 명당이라는 말이죠! 봉서산 올라가는 길에는 상수리나무와 리기다소나무 군락을 만날 수 있어요.
드디어 봉서산 정상 도착, 정상 근방에 쨍한 햇빛을 피해 쉴 수 있는 정자가 자리하고 있고요.
정자에는 귀여운 시계가 재깍재깍 시간을 알려주고 있어요. 정감 있는 공간이죠.
가볍게 산책 온 사람들이 서로 스치고, 쉼터 역할을 정자에선 끊임없는 이야기가 오고가죠.
이번 가을, 멀리는 못 떠나더라도 가벼운 동네산 등산 어떨까요? 가볍게! 즐길 수 있는 동네산!
가을은 그러기 좋은 계절이에요. 멀리 떠나도 좋고, 가까운 곳에서 나만의 가을을 만끽해도 좋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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